창작 스토리랩

[숏스 ep.16] 퇴사까지 30일 남았습니다 (1화)

스토리랩 권프로 2025. 4. 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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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퇴사하겠습니다. 

 

오늘도 서은재 대리는 퇴사를 또 선언했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비장한 톤으로 목소리를 바꿔보았다. 
그러자 최종화 팀장은 온화한 미소를 띄며 말했다. 

"또 그만 두려고? 응 알겠으니까, 어제 시킨 자료 정리한 것 좀 메일로 보내봐"

"팀장님, 저 진짜에요 이번에는! 좀 진지하게 들어주시면 안될까요?"

"너 저번에도 퇴사한다고 무단 결근 하다가 다시 돌아왔자나, 이직할 회사가 맞지 않는다나 뭐라나, 그런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그러냐?" 

(잠시 정적)

"이번에 잘하면 TO도 사장님한테 더 받아서 우리팀 더 잘 키울 수 있다니까? 보너스? 연봉인상? 걱정말라고 곧 우리 회사에서 이 영업1팀이 빛을 볼 날이 올거라 이말이야! 은재 너도 곧 과장 그리고 파트장까지 금방이라니까" 

"팀장님의 그 이야기도 저도 몇번 듣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말씀 드렸으니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응 그래 자료는 메일로 보내주고 이만 나가봐"

팀장님 방을 나서며 서은재 대리는 호주머니 속 작은 수첩을 꺼내며, 제일 첫줄에 삭선을 그었다.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았지만, 벅찬 감동에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 저절로 나왔다. 
다음 퇴사 체크리스트를 실행하러 발걸음을 급히 옮겼다. 

D-30 팀장님에게 당당하게 퇴사 선언하기 

 

저 퇴사 합니다.

 

서은재 대리는 옆 팀 동기 윤아네 팀에 부사수인 민정을 찾았다.
민정네 팀에는 아무도 없었고, 인턴이었던 민정만 자리에 남아있었다. 

"아 ~ 안녕하세요? 대리님, 지금 윤아 대리님 안계신데요? 무슨일이세요?"

(이어폰을 끼어서 그런지 은재 말을 못 들었던 것 같다)

"민정씨 저 퇴사 한다고요, 알려주려고 왔어요"

"이번에는 진짜 나가시는거에요? 축하드려요"

(잠시 정적)

"민정씨, 제가 사실은 말이죠"

"네? 무슨 할말이 더 있으세요?"

"아니 그니까.. 그..."

"답답하게 그러지 마시고, 그냥 말씀 주세요 (이 사람 혹시?)"

"예전부터 얘기하려고 했는데, 작년 8월에 빌려간 5만원 갚아주세요! 지금요"

"지금 1월인데, 제가 그때 안드렸나요? 죄송해요 깜빡했어요"

"카톡 송금으로 보내주세요, 지금 바로요! 부탁 드려요. 그럼 이만 나중에 퇴사할 때 한번 더 인사 올게요"

"네 알겠어요 대리님 들어가세요, 제가 바로 보낼게요"

자리에 돌아 오는 길에 카카오페이 송금 완료 5만원을 확인했다. 
그리고 민정의 카카오톡을 알게 되었음을 좋아하고 있던 은재였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더 있었지만 성격상 절대 하지 못하는 터라 이 정도로 만족해야했다. 
하지만, 아직 한달이나 남은 퇴사 기간이라 더 하긴 부담 스럽고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역시나 수첩을 꺼내 체크리스트에 삭선을 그었다.

D-30 팀장님에게 당당하게 퇴사 선언하기
D-30 민정씨에게 퇴사 소식과 5만원 받기

 

너 퇴사한다고?

아침에 팀장과 면담을 마치고 옆팀까지 다녀오느라, 자리에 돌아 오자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은재 쌓여 있는 메시지 중 반가운 이름을 발견하고 실소를 지었다. 
후임 군번인 인턴의 신분 이지만, 학교에서는 1년 선배인 동우였다. 
동우는 현재 은재와 다른 층에 인사팀에 근무 중이다.

(메신저 대화)

"벌써 인사팀까지 소문이 갔군"

"뭔일이야 또? 오늘 저녁에 삼쏘 어때?"

"네 좋아요 인턴 선배님! 이따 봐요"

퇴사까지 30일 남았습니다. 서은재 대리에 우당탕탕 좃소기업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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